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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날이면 떠 오르는 생각

관리자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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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발령은 79년 3월 가평군 현리에 있는 고등학교였다. 선거날이거나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어김없이 첫 발령 받은 그때가 생각난다.
어찌보면 내 스스로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많은 변혁이 일어나고있다. 오늘의 정치 사회가 오기까지 목숨을 빼앗긴 젊은 이들의 희생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현리에는 사방으로 부대가 많았었다. 그 해 10월 새벽에 탱크가 북쪽으로 한 시간 이상 쉴 수 없이 많이 올라갔다. 길가옆 자취방에 들려오는 탱크 소리는 전쟁이 난 줄 알고 공포에 떨었다.
오전 10시 경 쯤 박정희 대통령이 총에 맞아 서거 했다는 소식을 방송에서 알려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다음 해에 전두환 군사 정권이 들어선 5월 군인 가족들 사이에서 광주에서 북한 무장 간첩들이 들어와 광주사람들과 한편이 되어서 우리 군인들이 많이 죽고 다쳤다며 곧 전쟁이 일어 날것 같이 마을이 뒤숭숭했었다.
그 때도 똑같이 탱크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줄지어 북쪽으로 올라갔다.
그해 가을 대통령 선거를 있었는데 국민은 통일 주체 국민회의 위원을 뽑고 그곳에서 대통령을 뽑는 간접 선거에 대한 찬성의 당위성을 계도활동 하라는 행정지시로 수업이 끝나면 모든교사가 활당 된 구역에서 활동을 하고 학교로 돌아와 결과 보고를 작성했었다. 전두환 군사정권 시기에 5.18 광주 시민 운동에 희생된 사람들 그 이후에도 민주화를 의해 고통받았거나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부터 선거철이 되면 지각없이 시키는대로 했던 나의 행동이 우리 역사와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에게 큰 죄를 진 죄인이라는 생각이 떨쳐지지가 않았다.
6.25를 겪으면서 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쌀 준다하니까 배고파 따라가 부역했던 사람들에게 태어난 죄(?)로 감시받고 붙들려가 고문 당하고 능력과 상관없이 평생 직장한번 다녀보지 못하고 철절하게 죽어갔던 자식들, 거기에다 누구 누구네 옆집은 빨강이래 하면서 그 친구들 하고 놀면 큰일인거 처럼 했던 민심, 배고파 얼굴이 누렇게 뜬 옆집 누구 누구집, 어렸을 때 일이었지만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생각하면 가슴이 쓰리다
우리의 역사는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참으로 많이도 아팠다.
어제 선거를 치르면서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 생각들을 언제나 잊을 수 있 을까? 온전히 치유받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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