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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계획대로 캠핑장 재정비하다( 봄소식 세번째 이야기)

관리자
2020-04-10
조회수 1371

밤11시30분이 넘어가는데 남편은 아직도 이식한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우리 캠핑장의 토지 모양은 계곡을 끼고 4개의 계단 형태로 되어있다. 4번째 언덕에 꽃잔디를 심어 몇년 동안은 봄이 되면 핑크빛 장관을 이뤄 이웃 분들과 지나가던 사람도 들어와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곤했다. 그렇게 예뻤던 곳이 언젠가 부터 여러 종류의 꽃들과 풀로 뒤섞여 들에 논둑처럼 제멋대로 였다. 식물도 동물 못지 않은 영토 싸움은 인간이 치룬 전쟁과도 같은 그런 느낌이다. 나무들도 한곳에 모여 있고 엄청나게 자라 남편과 상의해서 올 봄 계획대로 이틀간 자연석으로 경계석을 쌓고 나무도 옮겼더니 땅 쓰임도 넓어졌고 보기에도 좋다. 화원 싸이트가 커지고 그늘이 들도록 느티나무와 이팝나무, 단풍 나무로 이식 했고 내가 좋아하는 불두화도 나란히 네그루를 보기 좋게 사이 사이로로 옮겼다. 6월이 되면 주먹만한 후드러지게 핀 흰꽃을 보면 정원을 가꾸는 보람(?) 같은 거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키만 크고 시도 때도 없이 몇개의 꽃들만 피기 시작했다. 주변의 나무들이 커지면서 일조량이 적은 탓이었다. 6월만 되면 게들에게 미안하고 아싑고 서운해서 이동 작업을 하는데 최우선으로 신경을 썼다. 꽃은 모두를 행복하게 해준다. 철죽, 오가피, 아로니아등 작은 나무들은 내가 직접 옮겨심었다. 꽃잔디도 캐서 돌틈 사이에 심었다. 이른 봄부터 정원 관리를 했더니 나온 싻들이 밟혔다, 생명이 있는건 모두가 다 살아나고 싶은 욕구가 크다. 밟혔지만 죽지 않고 살아 날 것이다. 사람에게 교육이 사람답게 길러지듯 식물도 정원사에 의해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사람이 가끔은 일탈을 꿈꾸듯 얘네들도 살고 싶은데로 자라고 싶은 근성이 있다
몇칠전 물조리개에 있던 물이 얼었다.
할미꽃들이 추위에 푹 쳐저 있고 모종 양파는 얼어서 많이 죽었다. 쌈채소 모종을 심을까 했는데 연기 하길 잘했다. 겨울 추위를 이기고 난 싻들은 견디는 힘이 강하다. 작업 틈틈히 미니원추리, 톱풀에 거름도주고 포기 나누기도 했다. 아직은 새싻보다 맨 땅이 더 많지만 그 속에 생명이 몸부림 치는 것을 느끼기에  설레임이 있다,

발바닥도 무릎도 손가락도 죽을듯 아팠지만 얘네들의 보살핌은 그 이상의 행복감으로 보상이 충분하다 사람은 평생 한가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잘 살다가 가는 것일진데 나는 얘네들을 관리하고 놀때 정말 좋고 행복하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캠핑손님들이 오셔서 즐거워 하시고 공감해 주시면 내 인생의 보너스다.사흘간 죽을 만큼 일했으니 이곳에 온다는 벗들과 나들이 나가서 또 다른 봄구경하고 멋진 카페에서 차한잔의 여유로 스스로 내게 보상하고 삶에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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